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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창녕 화왕산 '억새태우기' 참사
- 경남창녕에서 2월 9일 정월대보름에 등산객 4명 추락사, 75명사상자 발생
CAIND
경남창녕 화왕산 '억새태우기' 참사

- 경남창녕에서 2월 9일 정월대보름에 등산객 4명 추락사, 75명사상자 발생

 

등산객 4명이 추락사하고 50여명이 부상을 입은 화왕산 억새태우기 행사는 처음부터 산불이나 대형 안전사고 위험을 안고 있었다는 지적이 많다.
보름달이 뜨는 날이라고는 하지만 수만명이 야간에 산 정상에 운집한 가운데 대규모 산불축제를 볼인 행사 성격에 비해 주최 측인 창녕군의 사전 안전조치는 턱없이 부족했던 것으로 전해져 책임시비가 거세게 일 것으로 보인다.
이름 자체가 ’큰 불의 뫼’란 뜻인 화왕산(火旺山)에서 억새태우기 행사가 처음 열린 것은 1995년 2월 14일이다.


  당시도 산불 위험이 크다며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았으나 주최 측은 “화왕산에 불이 나면 모든 것이 잘 풀린다”는 주민들의 구전 속설을 등에 업고, 인근 부곡 온천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숙박료 할인 이벤트까지 해 가며 행사를 강행했다.
첫 행사때는 창녕군도 혹시 산불로 번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 행사장인 둘레 2.6㎞의 억새평원 주위의 잡목과 잡초를 30m 폭으로 걷어내 ’방화선’을 구축했고 유사시 투입할 공무원과 예비군 1천여 명을 비상대기시켰다.
다행히 첫 해가 무사히 넘어가자 그 이듬해까지 행사가 이어졌으나 매년 행사를 여는 부담과 생태적 문제를 야기한다는 문제 제기 등에 밀려 세번째 행사는 4년 후인 2000년에야 겨우 열렸다.
그 이후로는 3년 주기로 명맥을 이어 오다 6회째인 올해 결국 대형 사고를 부르고야 말았다.
행사 내용만 보면 올해도 매우 다채로웠다.
따오기 번식기원과 액땜 연날리기, 소원풀이 짚단 태우기, 풍물놀이, 산상 문화예술공연 등의 식전 이벤트에 이어 본행사로 상원제, 소원풀이 짚단.달집 태우기가 이어졌지만 하이라이트인 억새태우기를 하다 참사를 빚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18만여㎡의 억새평원이 불바다로 변하면서 산 정상 전체가 화염에 휩싸여 20여분간 50여m 높이의 불기둥이 치솟는 장관을 연출했다가 서서히 꺼져가야 했는데 돌풍을 타고 갑자기 방향을 바꾼 불길이 등산객들을 덮치는 바람에 ’재앙을 막기 위한’ 행사가 재앙 자체로 돌변했다.
특히 하이라이트인 억새 태우기는 불꽃놀이를 시작으로 화왕산 산성 주변에서 안전요원 30여명이 동시에 불을 놓자 화왕산 일대가 순식간에 불바다가 되는 장관이 연출됐다.

  창녕군 안전대책 '구멍'… 방화선 10m 구간도
’관광객 1만6천 對 안전요원 400’..“돌발상황에 속수무책”


  정월대보름인 9일 경남 창녕군 화왕산에서 열린 억새태우기 행사중 발생한 사고는 예고된 참사라는 지적이 우세하다.
이날 오후 11시 현재 4명이 숨지거나 52명이 부상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는 이번 대형사고는 불과 20~30여분 동안 화왕산 정상 18만여㎡의 억새 평원을 태우는 과정에서 빚어졌다.
짧은 시간에 이처럼 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것은 무엇보다 불타는 억새평원과 이를 구경하는 등산객 사이의 간격을 너무 좁게 했기때문이라는 지적이 우세하다.
행사를 주최한 창녕군측은 억새평원과 등산객과의 간격인 방화선을 30~50m 정도로 유지했다고 밝혔지만 이번 사고에서처럼 갑작스런 역풍이나 돌풍이 발생했을때 등산객들은 겉잡을 수 없는 위험에 빠질 수 밖에 없었음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다.
심지어 일부 등산객은 방화선이 10m도 안된 곳도 있었다고 전해 주최 측이 순식간에 불이 번지는 억새태우기의 특성에 충분히 대처하지 못하는 허술함도 노출했다.
또 방화선을 사전에 구축하는 안전요원도 공무원과 경찰 등을 합쳐 400여명에 불과해 1만5천명이 넘는 등산객의 안전을 보살피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찰은 사고가 났을 당시 산 정상에는 행정공무원 48명, 소방공무원 20명, 경찰관 46명 등 114명이 있었다고 밝혀 전체 안전요원이 턱없이 부족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방화선 근처에 있었던 사람들 상당수가 불길을 피하기 위해 산 정상 10여m 아래 절벽으로 떨어지거나 불길에 휩싸이면서 변을 당했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최모(45) 씨는 “억새에 불을 붙이자마자 불길이 바람을 타고 순식간에 확 번졌다”고 급박했던 사고 순간을 설명했다.
사고 발생 이후 김충식 창녕군수 등 축제 책임자가 산 정상에 곧바로 재난상황실을 설치하고 사고수습에 나섰다고 창녕군은 밝히고 있으나 등산객들은 자욱한 연기 속에 산 정상의 좁은 길을 손전등과 사람 인기척에 의해 간신히 이동했다고 전해 효과적인 조치를 취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산 정상의 사고본부와 산 아래의 상황실 사이에 원활한 협조체계가 이뤄지지 않아 등산객이나 가족 등이 문의할 경우 상황을 제대로 알려주지 못했다는 불만이 쏟아지기도 했다.
6년여전 화왕산 억새태우기 행사에 참석했던 장모 씨는 “사람이 많이 모인데다 피할 곳도 없는 좁은 장소에 불을 붙이는 것 자체가 예고된 사고”라며 “산 정상에 오르는 사람들의 인원도 제한하지 않아 이번처럼 사고가 발생하면 현장에서 서로 빠져나가려다 또다른 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상존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20090209에서)

연세대학교 방재안전관리연구센터 이태식 지도겸임교수@Yonsei20090210


 



 
기사입력: 2009/02/10 [08:57]  최종편집: ⓒ kds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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